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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공공누리" 제1유형:출처표시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11월 5일, 서울 중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30대 예비부부가 숨지는 안타까운 화재가 발생했다. 충전 중이던 전기오토바이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불은 순식간에 집 전체로 번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우리가 안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전기화재’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경고다.
□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체 화재 3만7천여 건 중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는 1만588건으로 전체의 약 28%를 차지했다. 이는 부주의 다음으로 많은 원인이며, 해마다 꾸준히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계절적 요인이 아닌,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인 셈이다.
□ 최근 전기화재의 양상은 과거와 달라졌다. 예전에는 낡은 전선이나 누전이 주요 원인이었다면, 이제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이륜차, 전동킥보드, 보조배터리, 태양광 설비 등 각종 전기제품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과충전, 충돌, 발열 등으로 인한 폭발·발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중랑구 화재 역시 그 대표적인 사례다.
□ 전기화재의 가장 큰 특징은 ‘순식간에 번진다’는 것이다. 작은 불꽃이 대형 화재로 확산되고, 특히 배터리 화재는 폭발과 독성가스를 동반해 진압이 매우 어렵다. 콘센트, 멀티탭, 충전기 등 일상 속 흔한 기기들이 발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 속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충전 중에는 주변에 가연물이 없는지 확인하고 외출이나 취침 중 충전은 피할 것 ▲정품 충전기와 인증된 배터리만 사용할 것 ▲노후 전선이나 콘센트는 즉시 교체하고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할 것 ▲리튬이온 배터리는 통풍이 잘되는 실외나 별도의 공간에서 충전할 것 등이 기본이다.
□ 기술 발전으로 우리의 삶은 편리해졌지만, 그 편리함의 이면에는 새로운 위험이 숨어 있다. 통계가 보여주듯 전기화재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이번 예비부부의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일상 속 작은 습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전기화재는 예방만이 해답이다.
부산중부소방서 구조구급과장 박 종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