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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화문은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열과 연기의 확산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닫혀 있어야 할 방화문이 열려 있다면 다수의 사상자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159명의 사상자(사망 47명, 부상 112명)가 발생한 2018년 1월 밀양의 병원 화재와 49명의 사상자(사망 2명, 부상 47명)가 발생한 2019년 9월 김포의 요양병원 화재도 인명피해의 가장 큰 원인은 방화문이다.
□ 김포 요양병원의 경우 최초 발화지점인 보일러실의 문을 닫고 피난했더라면, 화재의 확대를 차단하여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으며, 밀양 병원의 경우도 1층 응급실 옆 직원 탈의실에서 발생한 화재를 막아줄 방화문이 없었기에 소방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연기흡입에 의해 2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 이러한 문제는 최근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24년 8월 22일 경기도 부천시 9층짜리 호텔의 8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사망 7명, 부상 1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화재 당시 불이 난 810호의 객실문은 도어 클로저 미설치로 인해 활짝 열려 있었고, 복도 비상구 방화문도 생수병 묶음으로 고정해 열려 있었다. 열린 방화문을 통해 빠르게 화염과 연기가 확산되어 또다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때도 객실문과 비상구 방화문만 닫혀 있었다면 인명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 위의 화재와 대조적으로 2019년 9월 부산의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으나 당시 병원 내에 168명의 환자가 입원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요양병원 관계자가 소방대의 안내에 따라 신속하게 방화문을 닫아 연기 확산을 차단했기 때문이었다.
□ 올해 1월 부산소방재난본부에서는 화재 시 방화문 개방 여부가 화재 확대에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지 보여주기 위해 현관문을 열어둔 경우와 닫은 경우로 나눠서 화재재현 실험을 실시하였다. 현관문을 닫고 대피한 경우는 화재가 확산되다가 산소 부족으로 온도가 떨어지고 현관문 밖으로 연기확산도 적었다. 하지만 현관문을 열고 대피하였을 때는 내부 온도가 올라가고 발화층 전체가 전소되었으며 연기가 외부로 급속히 분출되면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급증하였다. 이 연기를 10분 이상 흡입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수치이다.
□ 이처럼 방화문은 화재 시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상의 작은 불편함 때문에 평상시 방화문을 개방해 놓은 곳이 많고, 화재 시 방화문을 열어놓고 대피하는 경우 또한 많이 있다.
□ 그리고 방화문이 아닌 일반 목재 문이라도 화재 발생 시 문을 닫아 놓으면 연기 확산을 차단하여 인명 대피 시간을 벌 수 있고 화재 확산을 지연시킬 수 있다. 요양병원이나 많은 실로 구획된 다중이용시설의 특정 실내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문만 닫아도 인명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는 것이다.
□ 이제 구호에만 그치지 말고 바로 실천해야 하겠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직장, 내가 이용하는 건물에서 방화문이 개방되어있는 것이 발견되면 바로 닫도록 하자. 그리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반드시 문을 닫고 대피하는 것을 잊지 말자. 그것이 바로 나와 우리 가족,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부산진소방서 화재조사주임 최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