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이 되고서야 아버지를 알게 됐죠" 부산 북부소방서 곽기운씨 소방가족 화제 막내아들 10일 출근 부산 첫 3부자 소방관 30년 베테랑 아버지 체력·정신 무장 강조 오는 10일 부산에서 3부자 소방관 가족이 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금정소방서에 근무하는 큰아들 성일씨와 아버지 곽기운(북부소방서) 소방경, 동래소방서에 첫 출근을 앞둔 막내아들 성수씨. 김병집 기자 "화마(火魔)와 싸울 아들들을 생각하니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듬직합니다."
7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만난 부산 북부소방서 곽기운(55) 소방경의 표정에는 걱정과 믿음이 교차했다. 2년째 금정소방서에 근무하고 있는 큰아들 성일(32)씨에 이어 막내아들 성수(29)씨가 소방의 날 다음 날인 오는 10일 동래소방서에 첫 출근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산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화마 잡는 부자(父子) 3총사''이다.
아버지 곽 소방경은 올해로 소방관 경력 30년의 베테랑이다. 그는 전투경찰로 제대한 뒤 2년간 다니던 섬유회사가 문을 닫자 25세 나이에 평소 동경해오던 소방관이 됐다. 화재현장의 곽씨는 엄격하고 철두철미하기로 유명하다. "화재현장에서는 주저하지 말고 진입하라고 강조합니다. 잠시라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피해가 커지고, 심지어 동료들까지 희생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옆에 있는 두 아들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평소 체력관리와 정신무장 등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남의 생명은 물론 자신의 생명도 구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집에서도 엄격하다는 곽씨는 "큰아들이 소방관이 되겠다고 했을 때 다소 망설였는데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허락했다"며 "하지만 큰아들이 화재현장에 출동했다는 사실을 무전을 통해 알게 되면 내내 걱정이 된다"며 여느 아버지와 같은 따뜻한 마음을 내비쳤다. 큰아들 성일씨는 "소방관이 되고나서야 아버지가 얼마나 위대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막내 성수씨도 거들었다. "소방관이 힘들고 위험한 직업이라고 얘기들 하는데 아버지와 형이 훌륭히 해내고 보람을 느끼는 것을 보니 소방관이 된 게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방관 3부자를 지켜보는 곽씨의 부인 이화원(54)씨는 걱정이 앞선다. 화재현장에서 행여 부상이나 입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씨는 "30년 동안 남편 때문에 마음을 졸여 왔는데 아이들이 남편과 같은 길을 가니 걱정이 앞선다"며 "아이들도 제 아버지처럼 훌륭히 잘 해내리라 믿는다"고 두 아들의 손을 꼭 쥐었다. 김진성 기자 ''